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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엔터테인먼트

사이버펑크2077(Cyberpunk 2077)이 주는 아이러니

 

 

사이버펑크2077이 주는 아이러니(모순적 느낌)

 

제가 참 좋아하는 사이버펑크 2077 세계관.

 

사이버펑크 2077 — 공식 출시 트레일러 — V - YouTube

 

 

 

사이버펑크2077 출시 전 세계관 요약 들어갑니다. 입 벌리세요. - YouTube

 

 

 

나이트 시티로 오신걸 환영합니다. 사이버펑크 2077 게임 스토리 요약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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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래물·SF·판타지에 환장하면서도 현실감 있는 깊은 세계관을 좋아하는데요. 허구성와 현실감을 동시에 원한다는 점에서 약간 독특하거나 까다롭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제가 좋아하는 사이버펑크 2077 세계관은 비슷한 유가 없는 독보적인 '사이버펑크' 장르를 정말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느껴집니다. 사이보그들로 가득찬 미래도시.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인간성이 상실된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인간적인 격렬한 감정들과 동기들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매혹적으로 다가오는데요. 이런 게 바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허구성과 현실감이 공존하는 모습이죠. 우리 세계와 달라서 '내가 어떤 세계에 살았던가' 하며 우리 세계의 모습을 잠시 잊게 만드는 묘한 착각을 일으키는, 그러나 인물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너무나 공감이 되고 현실적이어서 더욱 그 세계로 빠져드는 그런 작품. 저는 최고로 칩니다.

 

 

일본문화의 영향

 

사이버펑크 장르는 태생적으로 일본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아직까지도 회자되곤 하는 공각기동대나 블레이드러너 같은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CDPR은 유럽계 회사이지만 이런 장르적 전통을 존중해서, 이 사이버펑크 장르가 묘사된 게임 작품에서도 일본풍을 많이 가미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게임의 중심에 있는 메가코프인 아라사카라는 대기업이 일본계라든가. 미술에서도 벚꽃과 잉어처럼 일본풍 문화들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 자체가 장르 감성의 일부라 할 만큼, 한국인들의 반일감정과는 별개로 이런 것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장르적 특성이니 특유의 감성으로 봐주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계관에 생동감을 더해 준 애니메이션 엣지러너

 

[AMV] Sorry, wish we could go to the moon together | Cyberpunk Edgerunners - YouTube

 

Cyberpunk: Edgerunners | Official NSFW Trailer | Netflix - YouTube

 

 

 

Cyberpunk: Edgerunners — Ending Theme | Let You Down by Dawid Podsiadło | Netflix - YouTube

 

 

개인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 세계관이 큰 변형 없이 그대로 차용되어 애니메이션이 나온 것은 반가웠습니다. 게임 제작에 관여했던 제작자가 애니 제작에도 참여하여, 세계관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세계관의 변형 없이 서로 다른 형식의 작품(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내는 것은 큰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세계관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강화하며, 문화 향유자들의 뇌리에 더욱 확실하게 각인이 되고요. 제작사의 매출상승은 따로 치더라도, 세계관을 즐기는 입장에서 서로 다른 매체가 서로 보완하며 함께 상승작용을 한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의 성공이 게임의 매출상승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잘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사펑2077 게임 욕하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엣지러너 애니 욕하는 사람은 별로 못 본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는 이 애니 때문에 우울감에 빠졌다는 얘기들도 나오는데요, 이것은 결코 부정적인 평가가 아니고 긍정적인 평가입니다. 애니메이션이 그 특유의 감성을 서글플 정도로 잘 표현해줘서 깊은 여운이 남는다는 뜻으로 하는 말들이니까요.

 

 

천국 같은 세계에서 지옥 같은 삶을 사는 인물들. 그런 이야기에 매료되는 묘한 아이러니

 

사이버펑크는 본래 장르적 특성이 어두운 미래 즉 디스토피아적 요소를 많이 품고 있긴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 미래 인류의 모습을 묘사한다는 면에서 유토피아적 요소를 표현한다고도 보이는데요. 기술문명이 발달한 미래의 모습은 미래적 유토피아를 그릴 때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니 말이죠.

이러한 화려한 기술문명은 세계관 향유자들에게 경외감을 줍니다. SF를 좋아하는 마음들에게는 특히나 그러하죠.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 세계관 속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감정과, 행동의 동인들은 세계관에 현실감을 더해 주는데요. 이런 요소들이 허구의 세계에 설득력을 갖춰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은 인물들에 공감하게 될 때, 그 세계관에 대해서도 현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이버펑크 2077 게임과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감정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매혹적인 세계관. 그러나 그 세계 속에서 묘사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게임속에서든 애니속에서든 말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처절합니다. 감성 빼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하루 하루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며 밥벌이를 해야 하는 파리목숨들입니다. 언제 핏덩이 시체 토막이 될지 모르는 불안한 삶이겠죠. 나이트시티라는 배경 자체도 범죄율이 높은 도시이구요. 위험천만한 세상입니다. 이성으로 봤을 때, 이 세계는 지옥입니다. 특히 우리의 등장인물들의 삶을 보면 그러합니다. 그들은 분명 지옥을 살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지옥인데, 우리는 그런 세계와 인물들을 너무나 감상적으로, 감성적으로 아름답게 그리고 그걸 즐깁니다. 그것에 매혹되며, 그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마음이 아리고, 그리워지고, 깊은 여운을 느낍니다. 아이러니하죠. 공포영화를 보며 내 현실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게 되는 심리일까요? 그런데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로는, 그것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공포영화는 이렇게 깊은 여운을 남기지는 못하거든요. 아름답다는 느낌도 없고요.

 

아주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면 어차피 모든 문화창작물과 픽션 작품은 그냥 허구일 뿐일 것입니다. 용병들이 무슨 전부 모델급 미남미녀들이며, 말이 안 되죠.(그렇게 생겼으면 왜 그런 험한 일 하고 있어ㅋㅋ) 그래야 팔리고, 그래야 감성적 효과가 극대화되니까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이성적으로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이런 작품들이 주는 감성과 감정과 느낌들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허구의 세계관 속에서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사는 인물들의 이야기로부터 천국같은 감성과 감동을 느끼는 제 마음이 아직도 이해가 안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도 사이버펑크 2077 세계관이 주는 묘한 감성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네요. 너무 우울해지지는 말구요!ㅎㅎ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